물의 바탕 · 4 / 9
물이 순하다는 건 무엇일까
같은 물인데 어떤 물은 오래 담가도 편안합니다

물놀이를 하고 나면 피부가 조금 당기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물에서는 한참을 놀아도 피부가 매끈하고 편안합니다. 같은 물처럼 보이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물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선 편들에서 온도와 관리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물 자체가 지닌 성질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온도계로도 잴 수 없지만, 몸이 가장 먼저 느끼는 부분입니다.
물에도 성격이 있습니다
물은 그냥 H₂O가 아닙니다. 어디를 거쳐 왔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성분을 품습니다. 특히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온 지하수는 암반을 지나며 여러 미네랄을 녹여 담습니다. 이 성분들이 물의 감촉과 성질을 결정합니다.
물의 성질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산성도(pH)와 경도입니다. pH는 물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를 나타내고, 경도는 물에 녹아 있는 칼슘·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의 양을 뜻합니다. 이 두 가지가 물의 느낌을 크게 좌우합니다.
알칼리성 물의 매끈한 감촉
지하수는 대체로 지표수보다 미네랄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특히 화강암이나 석회암 같은 암반층을 오래 지나온 물은 알칼리성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질 자료에 따르면, 이런 암반을 통과한 지하수는 pH 8 이상의 알칼리성을 나타내곤 합니다.
알칼리성이 강한 물은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끈한 감촉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실리카(규산염) 같은 성분이 더해지면 그 느낌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참고로 자연수 속 실리카 농도는 보통 리터당 30 mg 미만인데, 암반을 깊이 지나온 물일수록 이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저희는 이런 성분이 몸에 어떤 효과를 준다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희가 함부로 단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물의 감촉과 성질이 성분에 따라 실제로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그 성질은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판단은 언제나 물을 직접 느껴 보시는 분의 몫입니다.
숫자로 확인하는 물의 성질
그래서 물의 성질을 이야기할 때 가장 정직한 방법은 성분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입니다. pH가 얼마인지, 어떤 미네랄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공인된 기관의 분석으로 확인하면, 그 물이 어떤 성질을 지녔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물을 가진 곳은 이 수치를 숨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몸에 좋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정작 성분은 밝히지 않는다면, 한 번쯤 되물어 보셔도 좋습니다. 성분을 공개하는 것과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전자는 판단의 재료를 드리는 것이고, 후자는 판단을 대신하려는 것이니까요.
물의 성질을 느끼는 방법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손을 담가 보는 것입니다. 차가운지 따뜻한지,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감촉이 매끈한지 뻣뻣한지. 온도계나 성분표가 알려 주지 못하는 것을 우리 몸은 몇 초 만에 알아챕니다. 같은 물이라도 사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니, 결국 가장 정확한 답은 자신의 손끝에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물의 성질만큼은, 숫자로 확인하되 마지막 판단은 직접 손끝으로 하시길 권합니다.
운담의 물이 지닌 성질
저희 운담공원의 물은 지하 깊은 암반에서 올라옵니다. 공인 기관의 분석 결과, 이 물은 pH 8.92의 알칼리성을 띠고 있고, 실리카를 비롯한 미네랄을 일반적인 자연수보다 많이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물에 직접 몸을 담가 보신 분들이 가장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 분석 결과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를 통해 확인했고, 그 내용을 숨김없이 공개할 예정입니다. 물의 성질만큼은 말이 아니라 숫자로 보여 드리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물이 대체 어디서, 얼마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